[김제완의 새로운 과학] 김제완의 새로운 과학(5)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이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된 것은 소위 말하는 AID 프로젝트가 뒷받침 했기에 가능했다는 의견에 반대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지금은 건국대학의 석좌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조용민 교수 역시 AID 프로젝트의 뒷받침을 받고 서울대 물리학과에 부임했다. 우연히도 그의 연구실은 바로 내 옆방이어서 우리들은 물리 이외에도 많은 대화를 나눈 것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른다.나는 조용민 교수로부터 처음으로 우리가 익숙한 4차원 시공을 넘어서 5차원 공간의 물리학인 칼루자 – 크라인 (kaluza – klein) 이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4차원 공간은 우리가 매일 경험하는 공간이어서 어떤 물체가 빨리 움직이면 시간은 늦어지고 빛의 속도로 움직이면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그뿐만이 아니라 빨리 움직이면 공간은 수축하고 빛의 속도가 되면 길이는 완전히 없어져 0, 즉 공이 된다.
빛의 입장에서 이 세상을 보면 시간도 정지하여 흐르지 않고 공간은 수축하여 종잇장처럼 두께가 없어진다. 우리가 빛이라면 정말로 환상적인 세상을 보게 된다. 아인슈타인은 한발 더 나아가서 우리들의 우주는 물질과 공간이 서로가 서로를 이끄는 일반상대론을 만들어 냄으로서 시간 따로 공간 따로가 아닌 그들이 어울려져서 이루는 4차원 시공의 방정식인 일반상대론을 만들어 낸다.
그런데 칼루자와 크라인은 그 이외도 5차원의 공간이 존재하는데 그 공간은 눈에도 보이지 않게 아주 좁은 실처럼 생긴 공간이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전자기가 살아 숨쉬는 공간이란 이론이다. (그림 참조)
나는 그의 설명을 들으면서 정말로 황홀한 물리학의 세계에 빠져 들었던 생각이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아태이론물리센터 창립의 산파역
조용인 교수는 뛰어난 물리학자이면서 또한 미래를 바라보는 눈이 밝았다. 1994년도로 기억된다. 그 당시 나의 연구실 옆방에 있던 조용민 교수가 찾아와서 아시아 – 태평양 지역에도 유럽에 설립되어 있는 ICTP (International Center for Theoretical Physics) 같은 국제이론물리 연구소의 설립이 필요하다면서 같이 노력하여 그런 연구소를 한국에 유치하는데 힘을 보태어 달라고 했다.
그는 당시에 국제물리협회의 의장이었던 야먀구치(Y. Yamaguchi), 싱가폴의 과학출판사의 사장인 푸아(K Phua), 그리고 도쿄대 총장과 일본 과학기술부장관을 역임한 아리마(A. Arima)와 함께 그 1차적인 모임을 갖은 바 있고 국제이론물리협회가 이를 지지하는 성명에 서명한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국제물리연구소를 한국에 유치하려면 우선 1)정부의 동의 2)설립자금이 필요했다. 다행히도 필자는 당시 한국과학재단의 연구개발심의위원회의 위원장 역할을 맡고 있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그 당시의 연구개발심의위원회는 한국과학재단의 연구과제 채택을 결정하는 역할 뿐만 아니라 연구비의 결제도 함께 하는 실권을 가진 위원회였다.
당시 한국과학재단의 이사장은 작고하신 박진호 이사장님이셨다. 박진호 이사장님께 아태이론물리센터의 설립이 우리나라 물리학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니 도와달라고 말씀드렸다. 그는 이를 흔쾌히 받아들여 설립준비에 필요한 외국학자의 유치 그리고 창립준비를 위한 국제학술회의를 출발시키는 자금으로 한국과학재단의 기금손비항목에서 4억 9천만원을 마련해 주셨다.
오늘날의 아태이론물리센터가 가능하게 만든 첫 번째 공로와 동력은 고(故) 박진호 이사장님이었음을 이 기회에 밝혀두고자 한다.
조용민 교수는 초대 아태이론물리연구소(이하 Asia Pacific Cenrer for Theoretical Physics ; APCTP 로 쓰겠다.) 소장인 노벨 물리학상수상자 양(C. N. Yang) 교수를 모시고 사무총장직을 맡아서 오늘날의 APCTP의 기틀을 만들었다.
그는 훌륭한 물리학자이기도 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따를 수 없는 물리행정의 능력도 갖추고 있었다. 지금은 건국대학에 몸담고 있지만 그의 연구 업적이 뛰어난 실적을 가지고 있는 것도 자타가 공인하고 있는 바이다.
입자가속기로 자기홀극 찾아낸다면 ‘노벨상감’
그는 근래에 와서 ‘전약작용의 자기홀극’이란 논문을 발표하였다. 우선 전약작용이 무엇인지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전자기 (電磁氣)의 “전”과 약작용(Weak Interaction)의 “약”을 따서 이를 합한 전약작용은 말 그대로 전자기와 약작용을 통합한 이론이다. 약작용(Weak Interaction)이란 동위원소가 붕괴하여 알파, 베타, 감마선을 방사하는 현상을 통틀어 취급하는 물리 분야이다.
전약이론을 개발한 와인버그. 그라샤우 및 살렘은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오늘날의 입자물리는 그들의 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조용민 교수는 이 전약작용에서 나타나는 자기홀극의 이론을 발표하였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이 전약자기홀극의 겉모습은 전자기의 자기홀극과 같다. 그러나 전약자기홀극의 핵심인 핵을 들여다보면 그 속에는 힉스입자 등 전약작용의 틀을 만들고 있는 입자들의 영상이 들어 있다.(그림 참조)
조용민 교수의 전약자기홀극의 질량은 약 7.5 Gev 정도일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이 정도 에너지면 L.H.C 가속기에서 생성될 수 있다. 이런 자기홀극을 찾는 실험그룹 가운데 MoEDAL(Monopole & Exotics Detector at LHC )은 지금도 L.H.C 가속기에서 자기홀극을 찾고 있는데 아직 봤다는 소식이 없다.
조용민 교수가 예측한 자기홀극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면 우리나라에도 노벨물리학상이 탄생할 수 있다는 장밋빛 꿈을 가져보기도 한다. 그랬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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