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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 천연접착제' 홍합 접착단백질 작동원리 풀었다

송고시간2016-02-0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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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황동수 교수·아태이론물리센터 조용석 교수팀, PNAS에 논문 게재

(대전=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파도 치는 바닷물 속에서 분비돼 바위에 강하게 달라붙는 홍합의 접착단백질이 작동하는 원리를 처음으로 밝혀냈다.

포항공대 환경공학부 황동수 교수와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APCTP) 조용석 교수 연구팀은 4일 양전하(+)를 띤 전해질로만 구성된 홍합 족사 물질이 거친 해양조건에서 강한 접착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구조를 형성하는 원리를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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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합 몸체를 바위에 붙이는 홍합 족사의 단백질은 거친 파도가 치는 바닷물 속에서도 강력한 접착력을 가지고 있어 이를 모방해 생체친화적인 수중 접착제를 개발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홍합이 거친 해양조건에서 바위에 안정적으로 달라붙으려면 접착 성분을 분비할 때 접착단백질을 잘 코팅해서 안전하게 바위 등 표면까지 운반하고, 이를 거친 바위 표면을 평탄하게 코팅하며, 영구적인 접착제가 바위에 작용할 때까지 접착력을 유지하는 다기능 생체친화적 수중 접착물질이 필요하다.

이런 특성이 있는 물질이 복합 코아세르베이트(complex coacervate)인데 지금까지 홍합 족사에 이런 물질이 있을 것으로 추정만 됐을 뿐 실제 발견되지는 않았다.

일반적인 복합 코아세르베이트는 음전하(-)를 갖는 단백질과 양전하(+)를 띤 단백질 사이에 원거리 상호 인력(전기력)에 작용해 형성되는데 실제 홍합 족사에는 양전하를 띤 단백질만 있어 코아세르베이트 형성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같은 양전하를 띤 단백질 사이에도 전기적 반발력을 이겨내고 서로 결합할 수 있는 강한 힘이 작용하며, 이 원리를 이용하면 같은 전하를 띤 단백질만으로도 복합 코아세르베이트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증명했다.

조 교수는 "양전하를 갖는 홍합 족사 단백질 안에는 '양이온-π 상호작용'이라는 특수한 형태의 강한 인력이 존재한다"며 "경우에 따라 이 인력이 같은 전하 사이에 작용하는 원거리 전기력(반발력)보다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 홍합에서 유래한 접착단백질 양이온과 다른 고분자물질(폴리트리메틸암모늄) 양이온을 사용, 두 단백질이 양이온-π 상호작용에 의해 결합하면서 복합 코아세르베이트를 형성하는 것을 확인했다.

조 교수는 "이는 같은 전하를 띤 전해질만으로도 코아세르베이트를 만들 수 있음을 증명한 첫 연구"라며 "이런 코아세르베이트 형성 메커니즘은 생물학적 자기조립 과정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공학적으로도 입자와 세포의 피막형성과 분산 등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양수산부 해양생명공학프로그램과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 지원으로 수행된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2월 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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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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