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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길잡이’와 ‘동지’가 있는 과학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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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APCTP
    comment comment 0건   ViewHit 6,933   DateDate 05-01-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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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달에 한 번 모여서 과학책을 읽는 모임인 회원 200명의 과학독서아카데미가 10년을 맞아 펴낸 책이다. 1999년 5월에 첫 모임을 시작한 이래 단 한 번도 월례 독서회를 거르지 않았다니, 박수를 보낸다. 기념으로 회원들이 교양과학도서의 현주소를 분야별로 정리하여 책을 냈다고 해서 기대를 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책에는 좀 실망을 했다. 화학 관련 교양도서들을 총정리한 이덕환 교수의 글이 발간 취지에 맞는 내용이었을 뿐, 다른 글들은 글쓴이가 연구하는 분야를 소개한 글이라든지 독서회에 대한 소회를 밝힌 에세이에 가까웠다. 차라리 부록으로 딸려 있는 ‘과학독서아카데미가 10년 동안 읽은 책’이 더 흥미로웠다. 프란츠 부케티츠의 <사회생물학 논쟁>으로 시작하는 120권의 목록을 보니 웬만한 과학 분야 베스트셀러들은 다 들어 있는데다 마이클 크라이튼의 <타임라인> 같은 과학소설도 있고 <바다생물 이름 풀이사전>, <조선의 무기와 갑옷> 같은 의외의 책들도 더러 있다. 각 책에 대해 회원들이 덧붙인 이삼십 자 남짓의 평들이 재미있다. 그 짧은 행간에서도 과학을 전공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시각 차이가 또렷한 것을 보니, 이런 독후감을 모아 책을 묶는 편이 더 의미 있었겠다 싶어 아쉽다. 기대에는 어긋나는 책이었지만 굳이 소개하는 까닭은, 이런 계기로 과학독서아카데미에 관심을 두는 독자가 있는 것도 좋겠다 싶어서다. 또 떠오르는 것이 있다.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에서 올해의 과학도서 10권을 추천했다.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 <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 <종교 전쟁>, <야누스의 과학>, <프리먼 다이슨, 20세기를 말하다>, <과학과 사회운동 사이에서>, <기억을 찾아서>, <다윈 평전>,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만이 아니다>. » 김명남 과학책 번역가 추천도서 목록이란 것을 마뜩잖게 여기는 독자가 많은 줄을 잘 알면서도 이 또한 굳이 줄줄이 소개한 까닭은, 저 목록을 보고서야 올해 참 귀한 과학책이 많이 나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첫 네 권이 우리 저자들의 책인 것이 특히 흐뭇하다. 여기에 나는 <뇌, 생각의 출현>과 <이타적 인간의 출현>도 더하고 싶다. 목록에서 그다음 세 책은 자기 분야에서 뛰어나고 사회에 대한 성찰도 깊은 과학자들의 자서전이다. 목록의 맨 마지막 책은 유전자와 문화의 공진화를 본격적으로 다룬 책인데, 이와 관련해서 <자유의지, 그 환상의 진화>, <왜 인간인가>, <협력의 진화> 등 진화생물학이나 사회생물학의 고전 혹은 야심작들이 많이 나온 것도 기억할 만했다. 나는 그중의 한 권인 대니얼 데닛의 <자유는 진화한다>를 올해의 마지막 독서로 붙들고 있다. 고백하자면 손에 쥔 지가 한 달이 훌쩍 넘은 것 같다. 한 달에 한 권 과학책을 읽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그러나 이런 고충쯤은 얼마든지 참을 만하니 내년에도 그저 쉽지만은 않은 책들, 겉핥기가 아니라 깊이 있는 책들이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 김명남 과학책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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